"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독서, 글쓰기, 말하기, 공감 그리고 소통까지 어휘력이 먼저라고 말하는 책 "어른의 어휘력" (유선경)입니다.
이 책을 처음 도서관에서 접하고 무작정 책을 읽었습니다.
평소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써온 글들의 어휘력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글들을 써오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는 생각에 잠시 말잇못...
그저 독서 좀 하고, 짧은 글들이나마 써봤다는 생각에 자신있게 펼쳤던 첫장은 쑥쓰러움을 맞이하였고
마지막 장은 그러한 부끄러움을 다짐으로 승화할 수 있는 작은 '의지'가 생기기에 충분했습니다.
피카츄 돈까스를 냠냠하던 시절의 저는 초등학교 국어시간에 사전 찾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 국어사전과 함께 수업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내 손안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하겠지요.
당시 선생님의 '사랑의 매'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국어사전 찾는 법을 배우고, 벽돌같은 사전들을 펼쳐보면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어휘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었던 유년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어휘들을 접하다(정말로 많은 어휘들을 접하게 됩니다.)보면 제가 그 동안 얼마나 한정적인 단어들로 문장을 구성하고 이들을 꾸역꾸역 엮어서 글을 만들었는지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릅니다.
'겉볼안' 이라는 표준어는 '겉을 보면 속을 안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는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표제어를 보면서
앞으로 글을 쓸 때에는 다양한 어휘들을 한 두개라도 추가해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세상의 무수히 많은 어휘들을 작가분께서 책으로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무수히 많은 단어들을 소개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찾는 '숨은단어찾기'를 하다보면
그 매끄러움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작가분의 글솜씨가 정말이지 남다르다고 느껴져
이 책을 읽고 느낌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제 스스로 비교당하는 기분마저 들게 됩니다.
보통은 책을 읽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는데,
이렇게나 많은 단어들을 그래도 한 두개는 알아간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밑에 해석이 나와있는 낱말들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읽는 재미는 훨씬 재밌습니다.
책의 중반부를 넘어가면
글을 쓰는 방법들이 나오는데
지금까지의 글을 써온 방식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법의 공부를 시작으로
어휘 자체를 음미하는 것과
글을 대하는 태도 등
어휘를 음미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방법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배움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하나하나 풀이하지 못할 정도로 깊이가 있는 책이라 느꼈습니다.
평소 어휘력이라고 하면, 곧 말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의사소통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가장 적절한 어휘로 표현한다면 이보다 더욱 좋을 수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성인이 되어 읽으면 느낌이 다른 것과는 결이 다른 이해입니다. 내가 경험한 세상의 크기로 인해 작가가 글로 전하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부분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줄곧 내가 사용하는 어휘가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듣기 + 말하기에 필수적인 요소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대방과 소통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본질이 아닐까 곰곰히 곱씹어보게 됩니다.
물론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하여 갑자기 토론실력이 늘 수도 없고
상대와 공감하는 말하기를 갖추게 되어 '듣는 귀'를 가진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책을 음미하면서 그 속에 속한 단어들을 하나씩 곱씹어보면서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제가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어를 사용하여)
언젠가는 '달곰한' 글을 완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달곰한 말'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최소한의 바램이 있다면
제가 느끼는 이 '달곰함'을
상대방도 온전히 '달곰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의사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공감하며 소통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요?
'독후감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혜남]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 | 2023.04.23 |
---|---|
[이기주] 일상의 온도 (0) | 2021.01.10 |
[벌린 클링겐보그] 짧게 잘쓰는 법 (0) | 2020.11.28 |
[곰돌이 푸]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0) | 2020.10.03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0) | 2020.06.14 |
댓글